성장유지하려면 산업구조 고도화 필요

정부가 밝힌 온실가스 감축 목표(202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가 달성될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수준의 전망은 이미 일반화됐지만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지식경제부가 서울대, 한국생산성운동본부와 공동으로 진행한 `녹색생산성의 산업경제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5∼2020년 녹색성장 정책 없이 목표대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때 연평균 1인당 GDP 성장률은 3.25%로 전망됐다.

이는 같은 기간 온실가스 감축 없이 예측된 성장률 3.66%보다 0.41%포인트 낮은 수치다.

따라서 성장률 감소 없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루려면 굴뚝형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신재생 에너지 생산, 에너지 고효율 기기 사용 등 녹색성장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조언했다.

아울러 지경부 등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처음으로 전통적인 생산성 측정지표인 총요소생산성(TFP) 대신 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기여도를 투입요소로 고려한 산업별 녹색 총요소생산성(그린 TFP)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그린 TFP는 2000∼2005년 전통적인 TFP에 비해 산업별로 0.1∼0.5%포인트 낮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2000∼2005년 농림ㆍ수산ㆍ광업은 부가가치증가율의 37.5%, 제조업은 9.1%, 서비스업은 14.2%에 해당하는 환경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성장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ㆍ수산ㆍ광업과 서비스업의 TFP는 이 기간 각각 0.8%, 0.7% 증가했지만 그린TFP로 따지면 오히려 -3.2%, -0.1%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1995∼2005년 10년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배출량은 9천900만t(탄소t)에서 1억3천800만t(탄소t)으로 연평균 3.4% 증가했는데 석유ㆍ석탄ㆍ화학 산업에서 증가가 뚜렷했고 운수ㆍ섬유ㆍ농림수산업은 감소세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5년 3억6천200만t에서 2005년 5억600만t으로 10년 새 40% 정도 늘었고 이 추세라면 2020년에는 8억3천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