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 연령대도 비슷…"경기침체로 정치 관심 멀어져"

올해 우리나라 30대의 이념적 성향이 '좌'나 '우'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최근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해 10일 발표한 `2009 갈등분쟁에 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대한 질문에 30대의 41.3%가 `중도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30대의 35.1%가 중도적이라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6.2%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지난해 조사에서 자신의 성향을 진보나 보수로 규정한 30대는 각각 31.0%였으나 올해는 진보가 26.5%, 보수는 22.9%로 줄었다.

50대 이상도 스스로 중도라고 여기는 응답자가 지난해 27.4%에서 올해 32.4%로 5% 포인트 늘었다.

20대에서도 자신을 중도라고 본 응답자 비율이 지난해 37.9%에서 올해는 40.1%로 2.2%포인트 늘었고, 40대는 33.5%에서 33.7%로 0.2%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만 놓고 보면 30대의 `중도 성향' 이동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단국대 전형준 연구교수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제에 가장 민감한 30대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적인 문제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령별 연소득 증감 등의 자료와 함께 분석하면 `30대 중도화'의 원인을 보다 정확히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에서는 또 응답자들이 `갈등 해결의 중요 주체'로 `정부'(47.2%)와 `국회'(29.2%)를 `시민단체'(11.1%)보다 많이 꼽아 국가기관이 사회적 갈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9%에 불과했다.

`올해 가장 심각했던 공공갈등'으로는 `용산참사'(20.8%), `4대강 논란'(20.5%)과 `세종시 논란'(20.2%) 등이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1월 8~9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통해 이뤄졌으며, 95% 신뢰도에 표본오차는 ±3.24%포인트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