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는 45세 직장인이다. 아이를 늦게 가진 탓에 자녀 교육비에 대한 준비가 남들보다 부족하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이면 직장에서 은퇴할 시기가 돼 노후 생활자금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자녀의 대학 학자금과 노후 생활비를 효과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A 상담을 의뢰한 김명준씨(45 · 가명)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2억9000만원)를 비롯해 순자산이 3억4400만원가량 된다. 주택담보대출이 5000만원 있지만 연 소득이나 아파트 가격에 비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월 평균 수입은 358만원이고 비교적 부지런하게 저축과 투자를 하면서 대출도 갚아 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기적금의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낮은 게 문제점이다. 전체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자녀 교육비는 장마펀드로

김씨의 한 달 소득 중 생활비,보험료,대출 상환 등으로 나가는 돈을 제외하면 140만원이 남는다. 김씨는 이 중 100만원을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정기적금에 불입해 왔다. 그러나 이 정기적금은 금리가 연 4.4%로 이자소득세를 제외한 수익률이 연 2%대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이 거의 없는 것이다. 또한 정기적금은 만기가 대부분 1~3년으로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한 자녀 교육자금 마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김씨의 경우 첫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약 7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만약 1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면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해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는 게 좋지만 7년이라면 장기주택마련펀드(장마펀드)를 활용해 볼 만하다.

장마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이 있는데 주식과 채권에 나눠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에 가입하면 주식형에 비해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면서 연 6~7%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연말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마펀드의 장점이다. 정기적금을 장마펀드로 바꾸면서 월 납입액은 65만원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자녀 교육자금 마련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하지 못한 노후 자금에 대한 준비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는 국내펀드로 전환

매달 30만원씩 투자하고 있는 해외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펀드는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큰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다면 굳이 계속 납입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기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보다는 국내 펀드의 향후 수익률 전망이 밝다.

국내 펀드를 3년 이상의 장기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투자 수익 외에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입 1년차에는 불입액의 20%,2년차에는 10%,3년차에는 5%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올해 가입한 펀드에 대해서만 소득공제가 적용되므로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3년간의 배당소득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3년 안에 환매할 경우에는 그때까지 감면받은 세금을 도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전체 자산 중 CMA의 비중은 줄일 필요가 있다. 김씨는 CMA에 4000만원을 넣어두고 있는데 김씨 가정의 비상예비자금으로는 지나치게 많은 액수다. 김씨 가정의 월 필수 지출액이 200여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CMA에는 1200만원만 보유하고 있어도 충분하다. 1200만원을 제외한 2800만원은 주식형 펀드 등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CMA에서 매달 일정액을 연금저축 등으로 이체시켜 노후 대비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매달 10만원씩 CMA에 불입하고 있는 것도 중단하고 다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으로 노후자금 보충

매달 정기적금에 100만원씩 넣던 것을 장마펀드에 65만원씩 넣는 것으로 바꾸고 CMA에 10만원씩 넣던 것을 중단하면 45만원의 여유자금이 확보된다. 이 돈을 전액 변액연금에 불입해 은퇴 후 생활자금을 마련한다.

다만 은퇴할 시점까지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45세부터 월 45만원씩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김씨의 경우 주택을 갖고 있으므로 주택연금을 활용해 노후자금을 보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김씨가 갖고 있는 집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만 60세부터 매달 56만원가량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장성 보험을 통해 위험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씨는 외벌이를 하고 있어 질병에 걸리거나 중상해를 입을 경우 가계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김씨는 현재 상해보험에만 가입돼 있어 질병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았다. 보험에 추가로 가입해 보장 범위와 기간을 늘려야 한다. 현재 보장성 보험료 지출이 월 8만원으로 소득 대비 2.2%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조금 늘리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보험 추가 가입을 위한 자금은 소비성 지출을 월 10만원가량 줄여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씨의 가정은 월 평균 170만원을 생활비로 쓰는데 이는 소득이 비슷한 도시 가구의 평균 지출보다 많은 액수다. 향후 소득이 늘어나면 의료 실손보험을 추가토록 한다.

정리=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