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시간30분 이상 인터넷 게임을 하는 사람은 마약 중독자와 유사한 뇌신경학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김상은 교수팀은 지난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기법을 이용해 인터넷 게임을 정상적으로 하는 성인 9명과 과도하게 즐기는 11명의 뇌 포도당 대사 및 충동성을 비교,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발표했다.

과다 사용자의 경우 오른쪽 안와전두피질과 왼쪽 미상핵 등에서 정상 사용자보다 높은 대뇌 활동성을 보였다. 이는 쾌락을 지나치게 추구하며 중독 성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오른쪽 안와전두피질은 코카인 중독자가 일반인보다 높은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영역으로 인터넷 게임 과다 사용자와 코카인 중독자가 유사한 대뇌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단지 행동성 중독으로 여겨져온 인터넷 게임 과다 사용을 '의학적 질환'으로 규정할 수 있는 단서가 마련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인터넷 게임 중독이 마약 중독처럼 체계적이고 전문화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정신적 질환으로 인식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