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원 지시 하루 만에 北신속 확인..남북대화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9일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내에서 신종플루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명박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지원방안 검토를 지시하기까지 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중앙통신은 "세계적으로 `A(H1N1)형 돌림감기'(신종플루)로 인한 인명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속에 조선의 일부 지역에서도 이 신형 독감이 발생했다"며 "보건성에서 장악(파악)한데 의하면 신의주와 평양에서 확진된 환자가 9명"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오전 6시와 7시 방송에서 "11월30일 현재 중국에서 A(H1N1)형 돌림감기 환자수가 총 9만2천904명에 달했고 그중 20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의 보도대로 평양과 신의주에서 확진된 환자가 9명뿐이라 해도 의료시스템이 더 열악한 중소 도시까지 고려하면 신종플루 확진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7일 북한 내에서 신종플루가 빠르게 퍼져 각급 학교들이 한 달 앞당겨 겨울방학에 들어갔고, 평양시와 평성시 등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이어 "국가비상방역위원회에서 각급 방역 단위와 치료예방 기관의 역할을 높이도록 하고 전국적 범위에서 감기 감시 지점을 더 늘렸다"며 "해당 기관에서 신형 독감 비루스(바이러스) 검역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예방과 치료사업을 짜고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북한에 최근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는 만큼 사실 관계를 확인해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없이 치료제를 지원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북한이 이 대통령의 언급 하루 만에 신종플루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함에 따라 남북 간에 의약품 지원 등에 관한 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이 신종플루 발생 사실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국제사회의 지원을 적극 요청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