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4배…김수환 추기경 선종후 열풍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 이후 시작된 장기 기증 열풍이 올해 역대 최다의 기증 신청자를 모으는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코노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전국의 병원과 공인 장기 기증 등록단체에 이름을 올린 장기기증 희망자 수는 총 17만7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전체 희망자인 7만3천여명의 2.4배나 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장기 기증 희망자 수가 2004년 3만4천여명에서 이듬해 갑절이 넘은 7만5천여명으로 늘어난 이후 최근 3년 동안 7만∼8만여명 사이를 오르내리는 정체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량이다.

올해 기증 의사를 중도에 취소한 서약 포기자도 550여명으로, 올해 애초 접수된 인원 17만8천200여명 중 약 0.3%에 그쳤다.

코노스 관계자는 "김 추기경이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막을 기증한 이후 사회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고, 이에 맞춰 종교계와 민간단체, 정부 등이 홍보 활동을 늘린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장기 기증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월 말 당시 일부 장기이식 등록기관에는 평소의 20∼30배에 달하는 인터넷 서약이 접수되고 군부대에서 기증 캠페인이 열리는 등 '생명 나눔' 열풍이 불었다.

반면 '가족과 상의도 없이 성급하게 결정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증 희망 등록을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이런 열기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박진탁 본부장은 "'생명을 나눈다'는 장기 기증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져 다행"이라며 "기증 신청을 받는 경로를 다양하게 마련해 참여율을 더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