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지원금지·지역제한 여파…"사교육책 효과" 분석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무더기 미달…중간집계 결과

서울지역 6개 외고 경쟁률이 작년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서울시내 각 외고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원서접수 중간집계 및 입시학원 분석 결과를 보면,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6개 외고 전체(모집정원 2천240명)에 7천17명이 지원, 3.1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천170명을 선발하는데 1만320명이 지원해 4.76대 1을 기록했던 작년과 비교할 때 상당히 떨어진 수치다.

원서접수는 오후 6시를 전후해 마감돼 최종 경쟁률은 이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작년 수준만큼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학교별로 보면 이화외고가 210명 모집에 1천130명이 지원해 5.38대 1을 기록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대원외고는 420명 모집에 1천4명이 지원해 2.39대 1로 작년(2.53대 1) 수준을 유지했다.

또 ▲대일외고 420명 모집에 1천300명(3.10대 1) ▲명덕외고 420명 모집에 1천288명(3.07대 1) ▲서울외고 350명 모집에 1천133명(3.24대 1) ▲한영외고 420명 모집에 1천162명(2.77대 1) 등으로, 학교별로 4~6대 1을 기록한 작년보다 저조했다.

전형별로 보면 일반전형은 대원외고 1.77대 1, 명덕외고 3.02대 1, 서울외고 3.32대 1, 이화외고 5.21대 1, 한영 2.56대 1 등으로 나타났고 대일외고는 일반전형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특별전형의 경우 영어능력우수자 전형이 대원외고 5.25대 1, 한영외고 5.26대 1, 외국어우수자전형(영어 및 제2외국어)이 명덕외고 5.83대 1, 이화외고 7.20대 1 등으로 높았다.

외고 입시 경쟁률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올해부터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간의 중복 지원이 금지됐고 경기 등 지방권 학생이 서울지역 외고에 지원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학생을 선발한 서울지역 자립고인 하나고에 상당수 서울 학생이 지원했고, 또 다른 자립고인 상산고(전주 소재)에는 서울 학생 363명이 원서를 내는 등 복수지원 가능성이 큰 학생들이 많이 빠졌다는 것.
특히 각 외고가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높이고 영어듣기시험 난이도를 하향조정하는 한편 교과형 구술면접을 폐지토록 하는 내용의 사교육경감대책을 지난 6월 교육당국이 발표한 것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목고 입시학원인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올해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60%라고 해도 영어듣기시험이 쉽게 나오고 교과형 면접이 없어지는 만큼 내신 비중은 훨씬 더 커진다"며 "영어실력만 믿고 외고 진학을 생각한 상당수 학생이 지원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지역 외고들이 올해 사교육 대책의 하나로 처음 도입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자율형사립고처럼 거의 전 학교가 미달 상황이다.

대원외고, 명덕외고 등에는 아예 지원자가 없고 나머지 외고도 현재까지의 지원자를 감안할 때 정원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수업료 이외의 교육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 배려 대상자 가정의 학생이 선뜻 외고를 지망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다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기준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에는 전체 모집정원 300명에 1천366명이 지원해 작년(5.12대 1)보다 다소 낮은 4.55대 1을 기록했고, 서울국제고도 150명 모집에 295명이 원서를 내 작년(2.91대 1대 1)보다 낮은 1.97대 1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