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현장 등 건축자재 확보 '비상'

전국철도노동조합의 무기한 파업이 8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강원도 내 일부 시멘트 공장들이 생산량 감축에 나섰고,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은 시멘트 등 건축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평소 도내 3개 철도노선에서 총 104회 운행되던 화물열차는 일부 파업 노조원의 업무 복귀에도 중앙선 7회, 영동선 2회, 태백선 4회 등 13회 운행돼 12.5%의 미미한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생산량의 60% 가량을 철도에 의존해온 도내 내륙지역 일부 시멘트공장은 생산량 감축에 돌입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하루 평균 1만4천여t을 생산해온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은 최근 들어 생산량을 7천t으로 절반가량 감축했다.

철도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공장 내 4만t에 이르는 시멘트 저장시설에 이미 3만7천t 가량의 재고가 쌓여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로 수송할 수 있는 한계 물량인 7천t 이상은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완제품인 벌크 시멘트 생산공장의 가동률도 30% 이하로 낮아졌다.

이처럼 시멘트 생산과 운송 차질이 장기되하면서 도내 5곳의 시멘트공장이 전국 각지에 운영 중인 출하 기지도 비축물량이 바닥날 상황에 놓였다.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이 전국 10곳에서 운영 중인 비축기지는 9만t 가량을 저장할 수 있지만 현재는 2만2천t으로 재고가 바닥난 상태이고, 쌍용 시멘트 영월공장 전국 비축기지의 재고량도 2~3일이면 바닥이 날 처지다.

도내 시멘트공장들은 생산량 추가 감축이나 최악에는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생산 감축 및 재고량 부족사태는 레미콘공장 가동률 저하와 건설.토목공사 지연에 따른 공기 차질 등으로 이어져 건설 현장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춘천지역 대형 아파트 공사현장은 시멘트 수급 차질에 따른 공기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내 열차 운행률이 60%를 밑돌면서 이용객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평소 38회 운행하는 경춘선 여객열차는 절반 수준인 20회 운행에 그쳐 이용객의 승객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이어 코레일 측이 파업 노조원의 업무복귀를 지시한 가운데 도내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290여명의 노조원 중 59명이 복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나머지 파업 참여 노조원 230여명은 업무 복귀를 거부한 채 임.단협 개악 철회를 요구하며 산발적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또 민주노총 등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동해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철도공사의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