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남는 백신 250만도스는 수출 검토
수출 땐 민간공급 125만도스로 감소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접종용으로 민간에 풀리는 국산 신종플루 백신의 물량이 125만~185만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녹십자 등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구매량을 잠정 결정함에 따라 정부에 납품하지 않는 잔여 물량인 최대 185만도스(1회 접종량)가 내년 1월부터 민간 병의원에 공급된다.

보건당국은 앞서 필수요원과 초중고생, 고위험군 접종을 위해 2천500만도스의 백신을 구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되지 않는 1인용 백신 1천250만도스를 초중고생과 임신부, 영유아 접종용으로 우선 납품하고 나머지 원액으로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다인용(多人用) 백신 1천250만도스를 추가로 정부에 공급할 계획이다.

면역증강제 백신의 최대 생산물량은 1천500만도스로 나머지 250만도스에 대해서는 아시아나 남미 지역 수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2천500만도스를 납품한 뒤 남는 125만~185만도스는 면역증강제와 방부제를 넣지 않은 1인용 백신을 제조해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 접종을 위해 민간 병의원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역증강제 백신이 해외로 수출될 경우 국내 병의원 공급량은 125만도스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사용 과정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는 다인용 백신을 민간 병의원용으로 공급하기는 어렵다"며 "남는 면역증강제 백신은 수출하고 나머지 항원으로 1인용 백신으로 제조해 국내 병의원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인과 만성질환자의 실제 접종률에 따라 민간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국산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외한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의 민간 공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며 중국산 백신도 빨라야 1월중 허가를 받을 전망이어서 공급시기는 예상보다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 납품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이 온다면 일반인 접종용은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일반인용 백신 공급량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백신 접종 인원을 당초 발표한 1천716만명에서 1천915만명으로 200만명 가량 늘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