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대표회의가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내년 시행 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백헌기 사무총장과 손종흥 사무처장,경총의 김영배 상근부회장과 남용우 노사대책본부장 등 노사 대표는 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를 놓고 밤 늦도록 담판을 벌였다.

노동계는 "시행을 유예하고 준비기간을 주면 노조 스스로 전임자를 줄여 나가면서 자체 부담하겠다"는 주장을 거듭했고,재계는 "13년간의 준비기간으로 충분한 만큼 더 이상 유예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전임자 문제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다 보니 복수노조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노사는 이틀 정도의 추가 논의 기간을 갖고 타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당초 노사는 이날까지 합의안을 마련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임태희 노동부 장관 등과 국회에서 4자 대표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이 "노사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정부 · 여당과의 회담은 무의미하다"며 회담에 불참해 이마저도 무산됐다. 안 원내대표는 "노사 추가 협의를 지켜볼 방침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만큼 당 내부 의견을 수렴해 독자적인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당론은 복수노조의 경우 3년간 유예,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대기업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론을 마련하더라도 향후 개정안이 나오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복수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내년 시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