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단 "수단 총동원" 법적 대응 시사
"전국 학부모 연합 결성해 4일께 집회"

외국어고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외고 교장단이 1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또 외고 학부모와 교사들까지 거리집회 등을 열 움직임을 보이는 등 `외고 폐지론'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외고교장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이화외고에서 전·현 사립외고 교장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 임시총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나온 교육당국의 `외고 제도개선 방안'과 정치권의 `외고폐지론'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개편안은 외고에 대한 모욕과 폄하로 시작해 비현실적인 제안들로 끝맺고 있다.

합리성 없는 개편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위탁을 받은 특목고 제도개선 연구팀이 최근 내놓은 개선안은 외고 규모를 대폭 축소해 조건부로 존속시키는 `1안'과 자율형사립고, 국제고 등 다른 유형의 고교로 전환하는 `2안'을 담고 있다.

교장협의회는 "이런 개편안은 자율과 경쟁, 다양성과 수월성 추구라는 대선 공약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하고, 외고 폐지를 주장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에게는 공개 질의서를 통해 "교육정책 방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교장들은 "국제고 전환 방안도 재정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제시돼 있지 않다.

우수 졸업생을 배출해온 외고가 왜 아직 졸업생도 내지 못한 학교를 따라가야 하느냐"고 따졌다.

협의회는 "정부의 외고개편안 추진에 대해 동문, 교직원 모두가 단결한다" "법이 부여한 우리 권리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언급해 법적 대응 방침도 시사했다.

특히 외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외고 폐지 움직임에 반발해 협의체를 결성하는 등 학부모, 교사, 동문까지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인다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협의회 회장인 강성화 고양외고 교장은 "외고 학부모들이 어제 긴급모임을 갖고 연합체를 결성했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 모 외고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한 학부모 대표들은 40∼50명으로, 교과부의 외고 최종 개선안이 나오기 이전인 4일께 집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외고 교장이 전했다.

협의회는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또 한 차례 모여 학부모 집회에 동참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외고 교사들이 `궐기대회를 열자'거나 `임시휴업하자'고 제안한다는 소문과 관련해 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시휴업' 등은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