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심 30대 일가족 살해..가족관계 회복 필요

30대 가장이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일가족을 살해하는 등 가정불화로 인한 참극이 끊이지 않아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광산구 모 아파트 2층 A(38)씨 집에서 A씨가 아내 B(38)씨와 아들(16.중3), 딸(11.초5)을 목졸라 숨지게 하고 자신도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 승용차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이제 모든 걸 알아버린 상황. 더 이상은 살아갈 의지조차 없어 이런 결론뿐. 불륜이 나에게 일어날 줄 몰랐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족들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5년전 별거했다 5개월 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으며 직업이 없는 A씨를 대신해 B씨가 생계를 꾸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남편 A씨는 메모에 `가족 동반자살, 타살 후 자살' 등을 적고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부모의 불화가 빚은 갈등은 결국 자녀의 소중한 삶까지 앗아가는 참극을 낳았다.

지난 5월에는 경남 창원에서 가정불화로 40대 가장이 부인과 두 딸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었으며, 이에 앞선 2월 광주에서도 20대 가장이 아내와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불을 질러 살해했다.

전남대병원 정신과 이무석 교수는 "자식은 자기와는 다른 귀한 존재이며 생명인데 자신과 동일시해 동반자살이나 살해하는 경우가 있어 매우 통탄스럽다"며 "어른들의 문제로 아이를 희생시키는 것은 다른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몰라 저지르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가정불화가 생기면 누구라도 쉽게 찾아가 상담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족관계가 무너지면서 어른들의 권위도 함께 무너져 비극적인 문제가 생기는 만큼 전통적인 가족관계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불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가정불화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해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부부 단위의 모임을 자주 하면서 남이 사는 것을 보고 배우는 과정에서 가정의 화목도 함께 싹 틀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