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내 불륜 의심 가장, 가족 살해후 자살한듯"

광주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0시께 광산구 모 아파트 2층 A(38)씨 집에서 그와 아내 B(38)씨, 아들(16.중3), 딸(11.초5)이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처남(41)이 발견했다.

A씨의 처남은 "지난달 29일 밤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전고리를 부수고 집에 들어가 봤더니 동생 가족이 모두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A씨는 다용도실 가스 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었으며 B씨는 거실에서, 자녀는 각자의 방에서 숨져 있었다.

A씨의 차 안에서는 또 "이제 모든 걸 알아버렸다. 불륜이 나에게 일어날 줄 몰랐다. `가족 동반자살', `타살 후 자살'" 등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의 내용과 이들 부부가 최근 별거해 온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가족들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나서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로 미뤄 이들이 지난달 29일 밤 숨졌다가 하루 지나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건설현장 식당에서 일하다가 4년 전부터 유흥주점 실장으로 일해왔으며 A씨는 아내가 식당에서 일할 때 알게 된 남자와의 불륜을 의심하는 내용을 유서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측에서는 "A씨가 지나치게 의심이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가족의 목을 조를 때 쓴 것으로 보이는 스카프 등을 수거해 감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망자의 입에서 이물질이 발견되고 현장에서 3개의 비어 있는 머그잔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약물에 의한 살해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장덕종 기자 minu21@yna.co.kr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