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선거 전에 원로,중진 스님들을 찾아뵈었더니 가장 많이 말씀하신 것이 공심(公心)과 신심,그리고 원력(願力)이었어요. 이렇게 산다면 불교의 사회적 신뢰도가 제일 높은 점수를 받지 않겠습니까.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55 · 사진)은 30일 낮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지난 11월5일 취임한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개신교계 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종교신뢰도 조사 결과 불교가 3위를 차지한 데 대해 "그것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공심과 신심,원력으로 종단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성직자는 신심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신심은 사는 모습에서 나옵니다. 저는 요즘 총무원 건물의 원장실이 있는 4층까지 어지간하면 걸어다닙니다. 지하 2층의 식당을 이용할 땐 6층을 걸어서 오르내리죠.전기도 아끼고 운동도 되고….이런 것 하나부터가 신심이라고 봐요. "

지난 10월22일 실시된 총무원장 선거에서 91%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자승 스님은 '고득점'의 비결을 묻자 "다 부처님 뜻"이라며 "불교 중흥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소통과 화합으로 종단과 사회에 모두 이익이 되는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 등 세계 각국에 한국 스님들이 나가 있는데 해외 포교를 좀 더 체계화하기 위해 내년 중 해외교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불거진 종교편향 문제는 공무원들이 개인적인 종교관에 따른 편파행정을 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지적할 겁니다. 다만 정부가 주도해서 이런 문제를 만든 사례는 없으므로 대정부 관계는 별개예요. 지난해 열린 '종교편향 종식을 위한 8 · 27 범불교도대회'를 통해 그동안 산재했던 '가스'가 분출되면서 오히려 정부와 불교계가 서로 교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

취임 직후 용산 참사현장을 방문했던 자승 스님은 "실무진이 만류했지만 (용산현장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곳인 만큼 조건을 달지 말고 가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또 천주교계에서 방문했던 무료병원인 요셉의원을 방문한 데 대해서는 "부러운 생각이 들면서 우리 종단도 이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저 자신도 매달 두 차례씩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