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보다 10~20살 젊어 보이려는 '동안' 열풍은 한때의 붐이 아닌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사회평론가 페이스 팝콘은 '뷰티 케어'를 받지 않아 자기 나이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를 가진 이들을 '코스메틱 언더클래스(Cosmetic Underclass)'라고 부른 바 있다. 동안을 닮으려는 노력이 사회 · 경제적 지위를 대변해주는 것.

이런 배경 탓에 눈밑 지방 제거 수술을 받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주로 중년 여성들이었지만 최근엔 남성의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성완 피부과가 1996년부터 13년간 눈밑 지방과 다크서클로 병원을 찾아온 1만43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 환자의 비율이 1990년대에는 10% 미만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25% 선으로,요즘에는 30% 선까지 증가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얼굴에 미세 지방을 이식하거나 필러를 주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 때문에 생긴 눈밑 지방을 제거하려는 사람도 덩달아 많아졌다.

김성완 원장은 "일반 눈밑 지방 환자는 지방이 정상적인 곳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수술이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미세지방을 이식하거나 필러를 사용한 경우 주입한 물질이 얼굴 눈밑 부분 곳곳에 흩어져 있어 일일이 찾아서 제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 환자는 일반 환자들보다 힘든 시술 과정을 거쳐야 하며 수술 시간도 평균 50% 이상 더 걸린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 원장은 "눈밑 지방을 과다하게 제거하면 눈밑에 파인 부분이 남아 얼굴의 입체감과 시술의 만족도가 떨어지고,눈밑 피부를 과다하게 절제하면 눈밑 안쪽(결막) 빨간 점막이 시리고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며 "심한 경우 애교살이라고 불리는 눈밑 근육까지 수술로 제거돼 인상이 바뀌는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레이저로 결막을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지방이 부족한 부분에 지방을 이동시켜 밸런스를 맞춰주는 '레이저 눈밑지방 재배치술'이 더 효과적이고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복부나 허벅지에서 지방을 추출한 다음 원심분리기로 농축 · 정제해 함몰된 부위에 주입하는 미세지방이식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수술 후 바로 세안과 화장이 가능하다. 3~5일 정도면 부기가 70~80% 정도 빠져 비교적 빨리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