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이후 25년만에 처음 맥 끊길 수도

사전 개표 및 무단 감청 의혹으로 얼룩진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가 내달 1일 다시 치러진다.

서울대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이달 17~25일 치러진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내달 1일부터 나흘간 재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선거관리위원실에 보관돼 있던 투표함을 밤에 몰래 열어봤다는 의혹을 받은 선관위는 관계자가 총사퇴하고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들로 다시 구성됐다.

총학은 "투표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엄정한 선거를 진행해 차기 총학생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학생들의 여론은 부정적이어서 서울대 총학의 맥이 1984년 학도호국단 해체와 총학 재건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끊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총학은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투표가 무산되면 각 단과대 학생회로 연석회의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근의 저조한 투표율을 고려하면 투표가 무산될 공산이 크다"며 "총학이 숱하게 정치탄압이나 외압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내부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해체 위기를 맞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