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아직 해충방제사라는 공식적인 직업은 없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충방제와 방역을 담당하는 소독관리인이라는 국가 자격증이 있었다. 그러나 1999년 해충방제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관련 자격증도 없어졌다.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이 없더라도 창업이나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약품과 분무기 등 200만~300만원 상당의 방제기구만 갖추면 관련 회사로 등록할 수 있어 직원 수 1~2명의 소기업도 많다. 한국방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영업 중인 해충방제업체는 3500여개에 달한다. 다른 직장에 다니다 해충방제업에 진출하거나 세스코 등 대형 방제회사에 다니다 독립하는 경우도 많다.

해충 방제사의 급여는 업체의 규모가 워낙 다양해 평균치를 내기가 어려울 정도다. 월 100만~150만원에서 시작해 몸값이 점차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방역협회는 방역 전문가 양성을 위해 고려대와 함께 6개월 과정의 방역소독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내년 2월에 1기가 졸업할 예정.하지만 시행기간이 짧아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는 못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건설업처럼 표준단가표라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대기업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외국 기업들도 국내 시장 진입을 타진하고 있는 터라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으면 중소 방역업체 전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