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걸려 항바이러스제를 맞고 완치됐던 환자가 다시 감염되는 중복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6일 김해시 소재 거점병원에 20일 내원한 생후 24개월 여아가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신종플루 중복 확진 사례가 보고되기는 처음이다.

주치의인 소아과전문의 A씨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9월 고열과 호흡기 이상 증세로 병원에 입원,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고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등 약물치료를 받은 후 회복해 퇴원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고열로 같은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중복 감염 사례로 의심하고 김해시 보건소에 이를 보고했으며 보건소가 동일한 검체로 다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4일 신종플루 양성으로 재확인됐다.

일반적으로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건강을 회복하면 항체가 형성돼 같은 바이러스에는 재감염되지 않는다.

이 환자의 경우 첫 확진 판정 때 검체에 대해 재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기존 신종플루 면역체계가 작동하지 못했거나 어린 환자의 면역체계가 성숙하지 않아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현재 확인 중"이라며 "매우 드물지만 일부 호흡기 전염병에서 1차 감염 시 항체 형성이 안 돼 다시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신종플루 중복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소아과 의사인 데브라 파슨스도 지난 8월 신종플루에 걸렸다가 치유된 뒤 10월에 신종플루에 또 감염됐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