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헬기 희생자 합동분향소 표정

23일 비행교육 중 추락한 산림청 헬기의 희생자의 시신이 안치된 광주 동구 학동 금호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오열 속에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이날 오후 갑작스런 사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은 유족들은 차갑게 식어버린 아빠와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고 통곡했다.

산림청 내에서도 `베테랑 조종사'로 꼽혔던 故 박용규(52) 기장의 유족들은 박 기장의 사망이 믿기지 않은 듯 서로를 껴안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 기장의 부인은 "아까워서 어떡해? 나는 못 보내...우린 어떻게 살아"라며 흐느끼다 실신해 주위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산림청에서 함께 근무를 했던 한 기장은 "참 쾌활하고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분이셨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다니 할 말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해군 소령으로 복무하다 지난 2007년 산림청 헬기 조종사로 일해 온 이용상(44) 부기장 가족들도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 부기장의 한 가족은 "해군 출신이어서 수영 하나는 자신 있었을텐데 헬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숨지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가슴을 쳤다.

이중배(46) 부기장은 육군 출신으로 2007년부터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

가족들은 "항상 부드러운 아빠, 남편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면 어떡하느냐"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사고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산림청도 상황실을 설치하고 장례절차 등 지원에 나섰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훈련에 나섰던 산림청 헬기 조종사들은 결국 사선(死線)을 함께 넘으며 마지막 비행을 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