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또다시 복수정답 파문이 빚어졌다. 쉬운 수능으로 상위권 변별력이 낮아진 가운데 복수정답이 나와 수험생들의 반발은 물론 학교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I 19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했다"며 "당초 발표한 정답 ?H번 외에 ?F번도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문항은 지난 7월 일식 당시 한반도 주변을 지나간 달 그림자의 궤적과 이동 방향을 토대로 맞는 설명을 모두 고르도록 한 문제다. 당초 정답은 '개기일식이 관측된 지역에서는 맨눈으로 코로나를 관찰할 수 있다'는 'ㄱ'항목과 '개기일식 지역은 부분일식이 관측된 지역에 비해 일식의 지속 기간이 길다'는 'ㄴ' 항목을 담은 ?H번 보기가 정답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지난 7월의 경우 일식의 정점이 지난 곳은 부분일식이 관측된 지역이어서 이곳의 지속시간이 개기일식이 관측된 지역에 비해 더 길었던 것으로 측정 결과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개기일식이 부분일식보다 지속시간이 길지만 최대 일식지점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평가원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ㄱ'항목만을 제시한 ?F번도 정답으로 인정키로 했다.

이번 수능 지원자 67만7834명 가운데 과학탐구영역 응시자는 22만2759명이며 지구과학I을 선택한 수험생은 14만8269명이다. 수능 복수정답 파문은 2004학년도 언어영역,2008학년도 물리Ⅱ 등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