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는 엄마가 만든다고? 그렇다면 실제로 딸을 가진 엄마들은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리서치 전문업체 EZ서베이가 지난 9~12일 딸을 둔 30대 이상 여성 233명을 대상으로 결혼 가치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6%가 '결혼은 하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 해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31.8%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17.6%)보다 2배가량 많았다. 딸을 둔 엄마 10명 가운데 3명은 결혼이 꼭 필요한 수순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결혼 경험자로서 이왕이면 하는 것이 좋겠지만 결혼이 인생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생각인 것이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결혼은 '둘 다 윈윈할 수 있다'(54.9%)고 생각하지만 '여자가 손해'(36.9%)라는 응답도 만만치 않았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여서 그렇겠지만 '남자가 손해'라는 응답자는 단 1명(0.4%)에 불과했다. 특히 전업주부인 엄마보다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결혼이 여자에게 불리하다고 봤다. 이는 시집 가서 고생하는 딸의 모습을 보는 게 싫어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 골드미스 엄마들의 사례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또 엄마들은 딸의 '결혼'보다는 '직장에서의 성공'(68.2%)이 우선이라고 응답해 결혼이 우선(31.8%)이라는 응답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선 성공,후 결혼'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엄마들이 보는 딸의 결혼 적령기는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기와 대체로 일치했다. 응답자의 63.1%가 26~30세,31.8%가 31~35세로 답해 이왕이면 35세 이전에 결혼하기 바라는 엄마들이 대부분이었다. 처가살이나 데릴사위에 대해서는 '반대'가 58.8%로 '찬성'(41.2%)보다 17.6%포인트 높았지만 한쪽으로 쏠린 답이 많은 다른 설문항목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찬반이 고루 나왔다.

사윗감을 고를 때 기준은 성격(48.5%)이 1위였지만 경제력(45.9%)과 불과 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딸이 본인처럼 살기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엄마들의 87.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결국 내 딸은 내가 이루지 못했던 부분을 더 보완해서 나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기 바라는 것이 평생 친구이자 보호막인 엄마들의 속내인 것이다. 엄마들이 사윗감을 고르는 기준이 딸보다 더 까다롭고,딸의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