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40대 주부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오후 8시40분께 부산 부산진구 정모(41.여)씨의 집 안방에서 정씨와 큰 아들(12), 둘째 아들(4)이 숨진 채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정씨와 두 자녀의 얼굴에는 비닐봉투가 씌워져 있었고 시신 옆에 목을 조르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용 스타킹도 발견됐다.

반듯하게 누워있는 두 자녀의 이마에는 '사랑한다 엄마가'라고 쓰여진 쪽지가 붙여져 있었다.

경찰은 거실에서 "11월 19일 7시가 되면 3명이 죽고 만다. 화장해서 묻어주세요.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정씨가 자신의 부모 앞으로 남긴 유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정씨가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전화를 받은 담임교사의 신고를 받고 잠겨진 출입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으며, 검안을 통해 3명 모두 질식에 의해 숨진 것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저혈당과 우울증 증세로 치료를 받아왔으며, 1년 전부터 남편과 별거하고 이혼소송 중에 있었다.

경찰은 외부 침입흔적이 없고 반항한 흔적도 없으며 유서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신변을 비관해 두 자녀를 목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