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과 병원 준비 소홀로 혼선 빚기도

영ㆍ유아 등을 대상으로 한 신종플루 예방접종 신청이 시작된 18일 영ㆍ유아와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의 접종 예약이 폭주했다.

영ㆍ유아 부모들이 일제히 도우미 사이트에 예약하고서 해당 병원에 확인 전화를 하느라 소아과 등 일선 병원에서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강남구 논현동 G소아과는 "영ㆍ유아 접종을 신청하는 전화가 5분마다 한통씩 오고 있다"며 "대부분 접종 시작일인 내달 7일 바로 접종받는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예약이 많아 7일자 예약은 마감됐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접종 날짜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생각에 예약 시간 전부터 병원에 나와 초조한 모습으로 대기하기도 했다.

노원구 하계동 K소아과는 "접종 예약과 문의 전화가 쏟아지는데 주로 접종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접종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 많았다"며 "3∼7세 아이를 둔 주부 서너 명은 병원 문이 열리기 전에 찾아와 기다리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 소아과 진료를 하지 않는 일부 내과가 영ㆍ유아 접종 대상 병원으로 올라온 탓에 시민들이 큰 혼선을 빚었다.

노원구 상계동 K내과 의원은 "도우미 사이트에는 영ㆍ유아 접종 대상 병원으로 지정돼 문의 전화가 30-40통이 왔지만, 우리 병원은 소아과 전문 의사가 없어서 영ㆍ유아를 접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계동의 K내과도 도우미 사이트에는 영ㆍ유아 접종 병원으로 올라 있지만, 소아 접종 예약을 받지 않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만성 질환자를 위해 백신 접종 기관 신청을 했지만, 소아 접종은 신청도 하지 않았고 보건소에서 소아 접종을 하라는 통보를 받은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병원 측에서 인터넷 도우미 사이트에서 예약한 신청자를 확인할 수 있는 행정지원사이트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병원에서 예약자들의 문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현 시스템은 도우미 사이트에서 백신접종 신청을 받으면 병원에서 다시 행정지원사이트를 통해 예약 내용을 승인해야 예약이 완료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양천구 신정6동 S의원은 "행정지원사이트에 접속하려는데 에러가 계속 나서 접종 예약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소에 전화했더니 `조금만 있으면 될 거니까 기다려보라'는 말밖에 없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강남구 청담동 S소아과도 "행정지원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어 예약을 확인해 신청자 명단을 작성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김연정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