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지점은 휴게실 소파 아닌 격발장 사대쪽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참사는 격발장 사대 안쪽에서 발생한 강한 폭발성 화재 때문이며 최초 발화지점은 애초 경찰이 밝힌 휴게실 소파 부근이 아닌 격발장 사대 쪽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식 부산 사격장 화재 참사 수사본부장은 18일 오전 9시 부산중부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3차례 정밀감식 결과 사격장 화재는 격발장 사대 안쪽에서 강한 폭발이 발생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최초 발화지점은 격발장 사대 안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초 발화지점을 격발장 사대 안쪽으로 보는 이유는 사격장 출입문 2개 가운데 내부 출입문 안쪽 손잡이가 강한 화기로 녹아내려 훼손됐고 안쪽 출입문이 사격장 내부 화기로 밀려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었는데도 바깥쪽 출입문은 멀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격발장 사대 안쪽에서 발생한 폭발이 화재원인이라는 것은 일본인 생존자 가사하라 마사루(37) 씨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것"이라며 "강한 폭발을 일으킨 인화성 물질이 무엇인지 등 화재원인은 수사 중이며 정밀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밝히겠다"라고 덧붙였다.

중화상을 입어 치료 중인 가사하루 씨는 병원에서 "일본인들이 마지막으로 사격한 뒤 격발장 사대 안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사격장 주인과 관리인이 사대 바닥에 떨어지는 잔류화약을 정기적으로 깨끗하게 청소했는지 사대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혀 격발장 내 잔류화약이 여전히 유력한 화재원인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사격장 주인과 관리인이 격발장 내부에 특별한 인화물질을 보관하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도 잔류화약으로 말미암은 폭발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이다.

고장이 난 1대를 제외한 CCTV 7대가 화재 발생 전 작동을 멈춘 이유에 대해 김 본부장은 "촬영장치에서 저장장치까지 영상이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화재 발생시간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폭발이 실화에 의한 것인지 방화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폭발이나 실화, 방화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히고 화재 발생 15분 전에 사격장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찍힌 남자는 사격장 건물 5층 주인인 것으로 확인돼 방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8일 오전 사망한 문민자(65) 씨를 제외한 사망자 10명에 대해 DNA 검사와 유가족의 유류품 확인, 치아구조 확인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일본인 사망자 7명의 시신은 유류품과 함께 17일 밤 유가족에게 인계했으며 한국인 사망자 3명 중 2명의 시신은 유가족에 인계했고 시신 1구는 유가족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인 사망자 7명의 시신은 19일 오후 6시 전후 김해공항으로 옮겨져 항공편으로 일본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