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EBS 사교육비 절감 위해 협력 강화하기로

EBS 수능방송 강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EBS에 수능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EBS 수능방송을 사교육 업체의 온라인 강의 못지않은 콘텐츠로 키우려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제1차관은 17일 오후 서울 도곡동 EBS 사옥을 방문해 곽덕훈 사장 등 간부들과 수능 및 영어방송 강화를 통한 사교육 경감 방안을 논의했다.

교과부는 지난 7월부터 시행한 학원 불법운영 신고 포상금제(일명 학파라치제)가 학원의 수강료 초과 징수, 교습시간 미준수 등 불법ㆍ편법 운영 사례를 적발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교육 경감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EBS 방송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판단해 EBS 수능 및 영어 방송의 콘텐츠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EBS 영어교육 방송을 공익채널로 지정해 전국 어디서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 EBS에 수능 전담기구를 설치ㆍ운영하고 전국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우수 교사들을 EBS 강사로 배치하며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EBS 수능 강좌는 편당 약 30만원의 일률적인 출연료 지급으로 인해 우수 강사가 온라인 사교육 업체로 빠져나가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온라인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주요 과목 강사 88명 가운데 15명이 EBS 강사 출신이다.

이밖에도 수능시험과 EBS 방송의 연계 강화를 위해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과부, EBS 간 MOU(양해각서)도 12월 중순 체결하기로 했다.

방송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사 출신 또는 관련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등의 채용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EBS가 사교육 업체를 뛰어넘으려면 우수 강사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수준별 콘텐츠 제작 등 변화가 필요하다"며 "세금이 좀 들어가더라도 사교육 절감이 가능하다면 국민이 호응해 줄 것이라고 본다.

교과부 차원에서 파격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또 "EBS가 예산, 인원, 조직 등 운영체계를 수능 방송에 더 집중한다면 서민들 부담을 덜 수 있다.

교과부가 대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결국 돈이 문제다.

예산을 늘리거나 수신료를 가구당 500∼600원 선으로 올리면 사교육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교과부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의 하나로 2004년부터 EBS에 수능강의 프로그램 제작 등에 필요한 예산을 매년 170억원 가량 지원하고 있으며 영어방송 제작에도 60억~70억원 내외를 제공하고 있다.

EBS는 이날 고교 내신ㆍ수능 관련 예산을 305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사업을 위해 올해보다 525억원 많은 773억5천만원의 예산을 내년부터 지원해 줄 것을 교과부에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안홍석 기자 yy@yna.co.kr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