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이 작년보다 쉽게 출제됨에 따라 각 대학들은 변별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대 등 일부 논술 · 면접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은 이들 시험을 예년에 비해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수능 동점자 처리 기준을 세우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대는 2배수를 뽑는 1차 전형에서 수능 동점자가 나올 경우 전원 합격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2차 전형 총점의 30%를 차지하는 논술고사가 실질적으로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대 논술은 도표 등 자료를 활용하고,5000자 내외의 장문을 요구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교수는 "올해처럼 수능 점수 폭이 좁으면 논술에서 뒤바뀔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며 "학원에서 가르치는 틀에 박힌 글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논술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상위권에 수험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각 대학은 동점자 처리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연세대는 백분위 점수 대신 표준점수를 전형에 활용해 동점자를 최대한 방지하기로 했다. 백분위로 계산하면 만점자와 1등급 커트라인에 있는 학생이 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표준점수를 활용하면 10~20점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연세대 이태규 입학처장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면 동점자가 발생할 확률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외국어,수리,언어 순으로 점수가 높은 학생을 우선 선발하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수리,외국어,언어,탐구 영역 순이다. 중앙대도 인문계는 외국어,수리,언어 순으로,자연계는 수리,외국어,탐구 순으로 선발한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