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심각 단계로 격상된 신종 인플루엔자가 올해 한국 경제의 플러스 성장을 위협하는 중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에 찬물을 끼얹고 서비스업에도 심대한 타격을 줌으로써 성장률을 갉아먹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신종플루가 세계 성장률을 최대 5%포인트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가 하면, 미국도 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소비.서비스업 위축시 플러스 성장 `흔들'
정부는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분야로 소비와 서비스업을 꼽고 있다.

우선 서비스업의 경우 관광.음식.숙박업 위축이 두드러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9월 내국인 출국자 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줄어든 66만여명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2004년 4월 64만명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9월 여행사 매출 역시 작년보다 31.8%나 줄었다.

노동부가 지방노동관서의 근로감독관들의 정보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춘천에서 관광버스 평균 운행률이 30%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접수되고, 경기 의정부에서는 청소년수련원이 매출 급감 탓에 부분휴업을 계획하기도 했다.

소비 위축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해 백화점, 음식점 등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몰 매출이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다.

통계청 조사에서 9월 홈쇼핑 판매액은 5천696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4.0% 증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동시에 처음으로 편의점 판매액을 앞질렀다.

사이버쇼핑몰 매출 역시 28.0% 증가한 1조802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신종플루 때문에 `방콕' 쇼핑이 늘었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에서 보건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22.5% 늘고 숙박비가 48.8% 감소한 것도 신종플루와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종플루의 부정적 영향은 신종플루가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10월부터 본격화됐다고 보고 4분기 성장률부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9월까지 전초전이었다면 10월부터 성장률 잠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서, 가뜩이나 10월 이후 성장세 둔화로 4분기 성장률 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정부로선 신종플루라는 변수까지 겹쳐 이중의 부담을 지게된 셈이다.

다만 정부는 한국의 전염률이 낮은 편인데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확산이 주춤해질 경우 타격이 덜하겠지만 올해 플러스 성장 달성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플루가 대유행으로 번질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최대 7.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0.1~0.3%포인트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경제 악영향도 현실화..성장률 최대 4.8%P 감소
신종플루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해외에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 컨설팅 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7월 신종플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을 1~2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은행(WB)은 지난달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인플루엔자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경우 경제성장률을 0.7~4.8% 깎아 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40만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과 비슷한 규모로 확산되면 0.7%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치겠지만 7천100만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처럼 번질 경우 4.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것.
WB는 신종플루의 발원지인 멕시코에 대해서도 2분기 성장률을 2.2% 감소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때 멕시코로의 항공여행이 80% 감소하고 호텔 공실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심대한 타격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신종 플루가 미국의 성장률을 1%포인트 깎아 먹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치를 이달 초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심재훈 기자 jbryoo@yna.co.kr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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