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원인이 무엇인지 꼭 밝혀주세요"


부산 실내사격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일본인 관광객 유가족 등 40여명은 15일 오후 2시30분 양산 부산대병원을 찾아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유가족들은 검안실에서 시신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는 등 큰 슬픔에 빠졌으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실신한 유족들도 있었으며 가족을 잃은 슬픔 때문인지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격장 화재 사망자인 아라키 히데테루(36.荒木英輝)의 아버지 아라키 히데타다(64) 씨는 "다시는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며 "왜 우리 아들이 한국에 와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화재원인을 꼭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화재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번 화재로 아들 오쿠보 아키라(37.大久保章) 씨를 잃은 오쿠보 신이치 씨 역시 "사건에 대해서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나 내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며 "원인규명을 철저히 해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허남식 부산시장, 박연수 소방방재청장과 함께 양산 부산대병원을 찾아 일본인과 한국인 유가족들을 위로한 정운찬 총리는 "한국정부가 상식과 법의 허용범위에서 사고수습과 화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한국인 유가족은 정 총리에게 일본인 사상자와 유족들에게만 쏠려있는 관심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며 조속한 원인 규명과 장례절차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일본인 가족 7명은 중화상자들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사하구 하나병원을 찾아 정철수 병원장으로부터 환자들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중환자실을 방문해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 말문을 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양산 부산대병원과 하나병원 등엔 일본 언론의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 의료진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특히 일본인 환자들의 상태와 유족 취재와 관련해서는 실시간으로 본사에 전화로 보고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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