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실내실탄사격장 화재는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컸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현장 감식이 끝나봐야 정확한 화재원인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재현장을 본 소방관과 목격자들은 '불이 급격히 번지면서 많은 양의 짙은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번져 사격장에 있던 사람들이 연기에 질식해 쓰러져 미처 대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불은 14일 오후 2시26분께 실탄사격연습장 내 휴게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사격장은 227.43㎡ 규모로 2층 출입구 앞에 화장실과 휴게실이 있고 휴게실 맞은편에 사격장과 탄약고가 붙어 있는 구조다.

숨진 채 발견된 7명은 모두 휴게실에서 발견됐다.

불이 나면서 많은 양의 짙은 연기가 발생하면서 사격장 휴게실에 있던 사망자들이 출입구를 찾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다.

사망자들이 발견된 곳은 출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연기가 많이 났던 이유는 사격장 실내가 나무 합판으로 돼 있고 휴게실에 있던 소파가 불에 탔기 때문이다.

진화에 참여했던 소방관은 "화재현장에 도착하니 검은 연기가 워낙 많이 나와 앞을 분간할 수 없었고 화염까지 치솟아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고 말해 실탄 사고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점쳐 지지만 소방당국은 사격장과 탄약고 쪽은 불에 타지 않아 실탄 사고로 불이 시작됐을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사격장은 소방안전관리법령상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소화기, 유도등 같은 소방시설을 갖춰야 한다.

화재원인 조사에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또 사격장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길가에 위치해 있어 소방관들이 초기 진화에 애를 먹었다.

소방차가 사격장 앞까지 오지 못해 실제 소방관들은 50m 이상 떨어진 곳에 소방차를 세우고 화재현장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진화와 구조작업이 늦어진 점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