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안 아퍼!"

전국 특수학교 및 초.중.고교 학생에 대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된 11일 오전 10시 청주시 우암초등학교 강당에서 2학년 1반 학생 24명 중 가장 먼저 접종을 마친 김경용(9)군이 또래 친구들을 쳐다보며 크게 외쳤다.

예방접종을 기다리며 강당 한 켠에 줄을 선 학생들은 친구의 외침에 안도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군은 "예전에 다른 예방접종 주사들을 여러번 맞아봐서 별로 안 무서웠다"며 "주사를 맞았으니 앞으로 신종플루에 안 걸릴 거 같다"며 씩씩하게 말했다.

김군에 이어 강당에 줄을 선 학생들 가운데는 마스크를 쓰거나 기침을 하는 학생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기다리는 동안 크게 긴장한 기색 없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을 쳐다봤다.

체온기를 든 간호사가 학생들의 체온을 재면 담당 의사의 간단한 문진을 거쳐 간호사 3명이 학생들에게 백신주사를 놨다.

이날 예방접종은 큰 소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반별로 접종을 하는 덕분에 학생들이 강당에 들어와서 접종을 마치기까지 20분 정도면 충분했다.

1학년에 이어 접종을 하러 온 2학년 학생 대부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접종을 마쳤다.

간호사 전미영씨는 "요즘 학생들은 씩씩해서 그런지 잘 안 운다"며 "우는 학생들이 많았으면 힘들었을 텐데 다행이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일부 여학생들은 날카로운 주사 바늘을 보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접종 하는 내내 눈물을 보였던 손유리(8.여)양은 "주사 바늘이 무서워서 겁이 났다"며 "근데 막상 막고보니 생각보다 안 아팠다"며 쑥스러운듯이 말했다.

담당 교사들은 사전 검진에서 체온이 높거나 의심 증상이 있어 타미플루를 처방 받았던 학생들을 따로 모아서 보건소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확진 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타미플루를 처방 받은 적이 있어 일단 접종 예외자로 분류된 손예원(9.여)양은 "안 맞았으면 좋겠다.

아플 거 같아서 맞기 싫다"며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침부터 시작된 예방접종은 1학년생부터 차례로 해서 오전 중으로 전체 신청자 393명이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연규성 교장은 "한 때 전교생의 30% 가량이 신종플루 증세로 결석하기도 했다"며 "신종플루 때문에 학사일정에 차질이 많았는데 이번 접종으로 앞으로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