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 필름, 꺾기식 번호판, 레이저 이용 잼머 등등

반사 스프레이ㆍ필름, 꺾기식 번호판, 자동 스크린 가드, LED(발광다이오드) 번호판, 레이저로 단속카메라 신호를 교란하는 `잼머' 등등.
10일 과속 단속 등을 피하려고 조작된 차량 번호판을 사용하다 경찰에 적발된 운전자들이 사용한 `단속 무력화' 장비는 그야말로 가지각색이었다.

반사 스프레이와 꺾기식 번호판 등을 이용한 `고전적' 방식에서 최근에는 해외에서 밀수한 신종 장비를 이용하는 등 과속 단속 카메라를 피하려는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반사 스프레이는 번호판에 반사 물질을 뿌려 야간 단속시 카메라가 차량번호를 판독 불가능하도록 만든다.

간판집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반사 필름은 번호판의 숫자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숫자 `0, 6, 8, 9' 등의 공간에 번호판 색과 같은 반사 필름을 붙여 단속을 피한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번호판이 자동차 범퍼 밑으로 꺾기게 만드는 `꺾기식 번호판'과 검정 천이 내려오도록 버튼을 조작해 번호판을 가리는 `자동 스크린 가드'도 대표적인 단속 무력화 장치다.

LED 조명을 이용해 차량 번호를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LED 번호판(일명 일지매)'도 과속을 즐기지만 단속은 피하고픈 운전자들에게 인기있는 제품이라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타이완에서 주로 밀수입되는 `잼머'는 레이저를 쏘아 과속 단속을 피하게 해주는 장치다.

이 장비는 차량 번호판 양쪽에 부착된 상태에서 단속 카메라가 레이저를 쏘면 이에 대항하는 레이저를 발사, 카메라를 교란시켜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바람의 힘을 이용한 꺾기식 번호판이나 반사용 띠를 붙이는 방식으로 고정ㆍ이동식 카메라의 단속을 피했지만 `잼머' 같은 최신 장비가 밀수돼 이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카메라 초점을 흐리게 만들어 자동차 번호판 부분만 CC(폐쇄회로)TV의 촬영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위저드'와 버튼 조작으로 번호판 자체가 180도 회전하는 `전동 회전 번호판'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과는 이들 장치 등을 구입해 단속을 피해온 운전자 박모(48)씨 등 118명과 단속 무력화 장비를 판매한 권모(38)씨 등 12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