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비축하고 있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물량이 총 363만 명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들어 타미플루 처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추가 물량이 들어올 연말까지 버틸 수 있을런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일 현재 정부는 타미플루 84만 5913명분, 리렌자 108만 2595명분 등 총 192만 8508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다.

여기에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에 171만 명분이 남아있어 실보유량은 363만 명분 정도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곽 의원은 리렌자의 경우 타미플루 내성에 대비해 비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가능한 물량에 포함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들어 항바이러스제 소비량이 하루에만 수만 건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를 감안하면, 정부가 보유 중인 363만 명분은 충분한 양이 아니라고 곽 의원은 덧붙였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 1개월 간 소비된 항바이러스제는 71만명분에 이른다.

곽 의원은 또 정부가 연말까지 736만 명분 항바이러스제를 추가 납품받을 것이라 밝히고 있는 데 대해 "내년 1월까지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는 7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타미플루가 유일한 신종플루 대응방법이란 점에서 추가 물량이 확보될 12월까지 이들은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항바이러스제 재고가 바닥이 나는 상황을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사실 감추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향후 필요한 항바이러스제 물량을 국내 제약사로 하여금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종플루 거점병원에서는 이미 소아용 타미플루가 떨어져 어른 타미플루로 약제 약을 조절해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11월들어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라면 정부 비축량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가기도 함들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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