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았어요."

9일 도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주부 김모(42.여)씨는 뒤늦은 후회 속에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평소 도박을 하며 알고 지내던 고모(46.여)씨의 연락을 받고 지난 7일 오후 7시께 청원군 강내면 고씨의 고물상을 찾았다.

고물상안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는 이미 40~50대로 보이는 여성 20여 명이 모여 속칭 `줄도박'에 한창이었다.

총책을 맡은 고씨가 김씨와 같은 `도박선수'들을 모았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소위 말하는 `꽁지'들이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줬다.

판돈은 2시간 만에 1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오후 10시께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도박판은 끝이 났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이날 1억2천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 등)로 고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박판에 참여한 김씨 등 2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물상 앞에 CCTV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판에 참여한 사람들은 고씨의 연락을 받고 온 사람들로 주부와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었으며 폭력조직원 2명도 끼어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잡힌 사람들은 대부분 도박 전과가 있었다"며 "도박은 마약과 같아서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