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에게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놓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스위스 동종요법 의사협회(SAHP)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동종요법(Homeopathy)은 질병의 원인과 같은 물질을 이용해 병을 다스리는 치료법으로, 히포크라테스가 발견한 것을 1790년대 독일의 의사 사무엘 하네만이 발전시킨 것이다.

스위스 동종요법 의사협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인체에 그다지 유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가 승인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팬덤릭스와 노바티스의 포세트리아 등 2종의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협회는 특히 백신이 산모와 뱃속의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며, 임신한 여성은 백신을 접종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동종요법 의사협회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WHO는 "협회의 잘못된 조언이 수많은 임신부와 태아를 신종플루 감염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WHO의 백신연구 책임자인 마리-폴 키니 박사는 "스위스 동종요법 의사협회의 조언은 이 문제에 관한 한 WHO의 권고 사항을 전혀 고려에 넣지 않은 것"이라며 WHO는 팬덤릭스와 포세트리아가 임신부에게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임신부를 만성질환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과 함께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취약그룹으로 분류하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