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절대 참석 종용한 사실 없다"

학부모 대상의 체육대회에 참석을 종용하는 문자메시지가 일선 학부모들에게 보내졌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는 현실에 눈감은 사려 깊지 않은 처사 아니냐는 것이다.

대전지역의 한 학부모 A씨는 6일 "모 학교 학부모 대표모임의 총무가 `내일 오후 1시에 학부모 체육대회가 있으니 학급당 학부모 2명씩 꼭 참석해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라고 주장했다.

A씨가 권유받은 행사는 7일 대전 동아공고에서 열리는 대전시 초.중.고 학부모 연합체육대회.
일선 학교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 자모회장 등으로 구성된 '대전시 학부모 협의회'라는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이다.

이 단체는 앞서 대전시교육감과 대전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대전지역 일선 학교 교장.교감 등 모두 1천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란 전단을 배포한 바 있다.

학부모들은 최근 급속도로 번지는 신종플루로 말미암아 일선 자치단체의 축제행사도 잇따라 취소되는 마당에 지속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굳이 행사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A씨는 "`신종플루 때문에 가정과 학교, 나라가 난리인데 무슨 체육대회를 하려고 하느냐'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무시됐다"라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A씨는 "주최 측은 9월부터 준비한 행사라는 이유로 강행하려 하는데, 신종플루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상황에서 무슨 야외 행사를 개최하려는지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반면 행사를 준비 중인 협의회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학부모 모임의 총무가 없음에도 총무가 문자를 보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만약 참석을 종용하는 문자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면 단체를 해체하겠다"라고 배수진을 쳤다.

이 관계자는 "교육청 측에 학부모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점을 개선하고자 협의회가 생겼고, 많은 학교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려고 체육대회를 8년간 진행해왔다"라며 "어떤 단체가 이 행사를 음해하려고 거짓 정보를 흘리고 다니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종플루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무슨 영광을 얻으려고 학부모 참석을 종용하면서까지 행사를 열겠느냐.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신종플루 때문에 행사 규모도 축소했고, 행사장에 손 소독제와 응급차를 배치하는 등 참석자들의 건강 상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교육감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