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 지부의 대의원 선거에서도 중도실리 성향의 무소속 대의원들이 역대 최다 규모로 당선됐다. 이경훈 위원장에 이어 대의원까지 중도실리파가 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4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현대차 노조 대의원선거 결과 울산공장에서 당선된 대의원 253명 가운데 현장 노동조직 소속이 아닌 무소속 대의원은 전체의 49%인 124명에 이른다. 무소속 당선 대의원 수는 2007년 84명보다 40명이,지난해 109명보다 15명이 각각 늘어났다. 현장 노동조직 중 중도실리 노선을 표방한 조직에서 41명의 대의원이 배출됐다. 이로써 중도실리 대의원 수는 총 165명으로 전체 대의원 수의 65%를 차지하게 됐다.

노동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도실리 바람에 대해 "노조 내 1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현장 조직들 간 이해관계로 인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의 강성 투쟁에 내몰리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조합원의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국내 강성노조의 대명사격인 현대차 노조의 조합원까지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기업지부를 지역지부 산하로 바꾸려는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식의 강경투쟁 방식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11일 사측에 임단협 교섭재개를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