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빼놓고 한국 현대미술사를 이야기할 순 없죠.앞으로는 세계로 더 뻗어나가는 홍익대 미대를 만들 겁니다. "

최병훈 홍대 미술대학장(57 · 사진)은 "진취적이고 자유스러운 학풍이 오늘의 홍대 미대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49년 '미술과'를 처음 만든 이래 올해 60주년을 맞는 홍대 미대는 회화,공예,디자인 등 미술 전 분야에 걸쳐 한국 현대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최 학장은 "김환기 천경자 김기창 등 초창기 교수들의 예술 세계가 진취적이고 자유스러운 학풍이 뿌리내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때문에 '홍대미술'은 정체되지 않고 항상 시대정신을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미술 전 장르를 배울 수 있는 학제도 홍대 미대만의 강점이다. 회화과에서부터 산업디자인과까지 타 대학과 달리 미술 전 분야를 아우른다. 최 학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드물게 2500명이 넘는 재학생들이 전공을 넘나들면서 서로 자극을 받는다"며 "최근에 융합이나 통섭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우리 학교엔 이미 경계에 옭매이지 않고 공동작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홍대 미대는 특히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미대 학생들은 미국 자동차회사인 GM,정보기술(IT)업체인 EDS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주축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산학 협력 프로그램인 페이스(PACE)에 참가,포뮬라 자동차(F1 경주용 자동차)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최근 막을 내린 세계 3대 산업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는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삼성물산과 산학협력으로 진행한 3개의 작품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 학장은 "홍대 미대 학생들이 국제감각을 더 갖추기 위해 해외 산업 협력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고 해외 유학 장학금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대 미대는 2013년도부터 '무실기 전형'이라는 새 실험에 들어간다. 획일적인 미대 입시에서 벗어나는 한편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내린 조치다. 최 학장은 "무시험 전형 발표 이후 논란이 많지만 현재 개발 중인 심층면접 프로그램으로 공정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할 자신이 있다"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재능이 뛰어난 학생을 뽑아 '홍대미술'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대 미대는 지난달 24,25일 양일간 처음으로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미대의 실기실을 전부 개방했고 수험생 및 학부모가 홍대 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또 교수들이 직접 진로상담도 해줬다.

글=김주완/사진=양윤모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