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겨울철새인 떼까마귀 약 2000여마리가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아왔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떼까마귀가 즐겨찾는 태화강 삼호대숲은 풍부한 먹이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등 천혜의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02년부터 몽골과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와 10월∼3월 태화강에서 월동하는 까마귀는 많게는 4만6000여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이는 국내의 주요 까마귀 월동지인 전북 만경강과 한강 하구의 각 1만여마리, 제주도의 5000여마리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울산시는 일몰과 일출 직전에 삼호대숲 주변에서 까마귀가 나는 장면 등을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까마귀 생태교실’을 운영한다.

까마귀의 종류는 동물의 사체 등을 먹는 큰부리까마귀와는 다른 떼까마귀와 갈까마귀이다. 갈까마귀는 매우 영리하며 질서정연하게 무리 생활을 하며, 추수가 끝난 농경지 등에서 낙곡이나 해충, 풀씨 등을 먹고사는 길조로 알려져 있다.

또 울산시는 태화강 하구 억새밭에서 수만 마리가 겨울을 나는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흰꼬리수리, 고니,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 120여종의 철새도 홍보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그러나 까마귀의 배설물 때문에 인근 주택가 주민이 불편을 겪는 점을 감안해 환경단체와 함께 ‘배설물 청소반’을 편성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주기적으로도로와 차량 청소를 실시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까마귀는 역시 전국최대 규모인 여름 철새 백로 등과 함께 울산을생태도시로 각인시켜 주는 귀중한 자원”이라며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때를 맞춰 태화강의 다양한 생물자원과 우수한 생태환경을 집중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