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는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전립선비대증 악화로 고생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질환.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35세 이후부터 서서히 커지면서 50대가 되면 테니스 공만큼 부풀어 요도를 압박하고 소변줄기를 약하게 만든다.

전립선비대증은 중년의 남성들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률 또한 높아진다. 50대부터 서서히 발병하기 시작해 60대의 60%,70대의 70%가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3배가량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골반근육이나 전립선 주변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하면서 배뇨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땀 분비가 줄어들어 소변량이 증가하는 것도 증상을 심하게 하는 원인이다. 겨울에 많이 복용하는 감기약 성분(에페드린제제)이 방광과 요도 괄약근의 작용을 방해해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일단 전립선에 의해 요도가 좁아지면 소변 줄기가 힘이 없고 가늘어지다가(세뇨),소변을 보기가 어렵거나(지연뇨),금방 소변이 마렵게 되고(빈뇨),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게 된다(잔뇨).증상이 더욱 심해지면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요도 폐쇄 상태가 돼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환자들이 노화증상으로 간과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방광기능 이상이나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고,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신장 기능도 문제를 일으켜 소변에 피가 비친다든지 신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탁근 을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로 고생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립선비대증은 치료가 가능한 만큼 불편을 느끼기 시작하는 초기단계에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해서는 일단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은 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크게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로 나뉜다. '알파차단제'가 전립선을 둘러싼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면,'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약물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치료제로도 전립선비대증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환자들이 치료를 꺼린다는 점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약을 복용하고 혈압 저하 등 순환기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혈압 저하는 어지러움이나 실신을 유발하고 이는 낙상이나 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개인차가 있지만 성욕 감퇴,발기능력 저하,사정액 감소 등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전립선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배뇨장애를 치료하는 신약이 출시돼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외제약에서 출시한 '트루패스'는 알파차단제에 해당하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전립선에 존재하고 있는 알파1A-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알파1A-아드레날린은 전립선 크기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해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이 된다.

기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알파1A-아드레날린 수용체뿐 아니라 모든 혈관에 분포하는 알파1B-아드레날린 수용체에도 작용했다. 기존 치료제는 전립선 관련 혈관뿐 아니라 모든 혈관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기존 치료제는 모든 알파 수용체에 작용해 혈압 저하 등의 순환기계 부작용의 발생률이 높았다"며 "이에 비해 트루패스는 전립선에 대한 선택성이 뛰어나 부작용은 크게 줄었고,효과는 3~4일 이상 빨리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