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HR)포럼'이 세계 각국의 정부 · 기업 · 대학 관계자들이 모여 인재육성 전략을 논의하는 세계적 행사로 성공을 거둠에 따라 유사한 성격의 포럼들이 아시아 각국에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싱가포르 인적자본 서밋(Singapore Human Capital Summit)과 카타르의 세계 교육 포럼(WISE:World Innovative Summit for Education)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은 인재포럼 프로그램과 연사 명단을 좀 보여줄 수 없느냐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등 벤치마킹하고 있다. 인재포럼이 '인재육성에 관한 다보스포럼'으로 국제적 위상을 정립함에 따라 성과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싱가포르 인력부(Ministry of Manpower)와 인력개발원(workforce development agency)은 지난 9월29일 싱가포르 래플스 시티 컨벤션 센터에서 '2009 싱가포르 인적자본 서밋'을 열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주제는 '인적자본 전략과 실제'.인재포럼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주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알버트 푸 싱가포르 인력부 노동정책전략과장은 행사에 앞서 글로벌 인재포럼의 프로그램과 연사 명단을 알려 달라고 포럼사무국에 요청하기도 했다. 푸 과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열리는 인재포럼에 참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서밋에서는 데이브 울리히 미시간대 석좌교수,톰 바인스 IBM 인적자원 담당 부사장,린다 마이어스 SK 상무 등 그동안 '글로벌 인재포럼'과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 상당수가 초청되기도 했다. 톰 바인스 부사장은 "3년 전 서울에서 열린 인재포럼을 통해 (인재 관리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최했던 찬헹키 싱가포르 인력개발원 원장은 "아시아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아시아 HR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인재포럼과도 연계해 서밋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카타르도 글로벌 인재포럼을 벤치마킹한 국제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 카타르는 올해 11월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 및 정책 결정자,교육전문가 등을 초청해 '세계 교육 포럼'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이 포럼에서는 세계 1000여명의 교육전문가와 정책 결정자들이 모여 '글로벌 교육-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다원주의,지속가능성,혁신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 혁신적인 교육 성과를 거둔 전 세계 교육기관 및 개인을 선정하는 '와이즈 어워드(WISE Award)'도 제정하기로 했다. 포럼의 주제나 성격이 인재포럼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싱가포르=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