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거미 박사 1호'로 꼽히는 김주필(66) 동국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가 개인 재산을 털어 만든 거미 박물관을 대학에 쾌척했다.

동국대는 김 교수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의 '주필 거미박물관'과 수석전시관, 도서관, 동물 사육실 등 부속 시설 모두를 학교에 기증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그가 2004년 설립한 박물관은 거미 표본과 관련한 화석, 곤충 표본, 광석 등 25만여 점을 갖췄으며 부동산과 건물, 전시물을 합친 가치가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1967년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해 환경오염 여부를 알리는 지표종으로 거미를 연구하다 이 분야에 심취해 국내 최초로 거미를 주제로 1984년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원색한국거미도감' 등의 저작을 남겼다.

그는 박물관을 계속 발전시켜 달라는 조건으로 기부를 결정했다고 대학 관계자가 전했다.

동국대는 전시관 주변의 학교 토지와 공휴지 1만㎡을 개발해 해당 지역을 박물관 관람과 수목원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생태 체험학습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