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수협 66년 만에 처음..위판액 2억원 넘어

"전남 신안 흑산 해역이 잠시 홍어 바다를 이룬 걸까?"

찬바람이 불면서 조업이 시작된 '겨울의 진미' 흑산 홍어잡이 어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풍어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신안 흑산수협은 26일 위판장에서 홍어잡이 어선 6척이 잡아온 흑산 홍어 3천여 마리를 위판했으며, 위판액도 2억원을 훌쩍 넘는 사상 최대의 풍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흑산수협 설립 이후 66년 만에 하루 최대 위판량이다.

그동안 최대 위판량은 1천500마리였다고 수협은 설명했다.

700마리를 잡은 21t 풍련호 선장 강택영(53)씨는 "20년 동안 홍어를 잡았지만, 이처럼 많이 잡기는 처음이다"면서 "같이 조업에 나선 2척도 700~800마리씩 잡았다"며 생각지도 못한 풍어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흑산수협 박선순 유통사업팀장은 "홍어가 너무 많아 직원들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9시간 동안 꼬박 위판을 했다"면서 "홍어가 외해로 이동했다가 서식지로 돌아오는 시기에 주낙에 대량으로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어 가격은 8㎏ 이상 상품 한 마리에 33만원에 위판돼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슷하다.

신선한 회로도 먹지만, 삭혀 먹을 때 코끝을 쏘는 특유의 맛을 내는 흑산 홍어는 '황산 콘드로이틴'이라는 물질이 다량 함유돼 관절염, 기관지 천식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흑산 홍어는 7척의 어선으로 매년 3만 8천마리를 잡아 35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신안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