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은 여성 중심으로 직장이나 가정생활이 이뤄지는 이른바 '신모계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여성들의 파워가 커지고 있는 걸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엠브레인EZ서베이가 직장인 5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9.6%가 '신모계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9.0%에 그쳤다. 성별로는 여성(62.8%)이 남성(57.3%)보다 많았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해 '집안 모임이 주로 처가(또는 친정) 위주로 이뤄진다'는 응답이 32.6%로,'친가(또는 시댁) 위주로 이뤄진다'는 응답(30.8%)보다 약간 많았다. '친가(또는 시댁) 위주에서 처가(또는 친정) 위주로 옮겨 가는 중'이라는 응답도 9.8%를 차지했다. '가정 경제권을 아내가 갖고 있다'는 응답(42.5%)도 '남편이 갖고 있다'는 응답 (28.5%)보다 많았다. 나머지 29.0%는 '남편과 아내가 공동으로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정 경제권을 아내가 갖고 있다는 응답은 남성(37.2%)보다 여성(50.0%)이 훨씬 많았다.

가정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여성들이 약진하고 있다. '직장에서 여성들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69.8%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20.5%)보다 훨씬 많았다. 직장에서 여성파워가 커지는 걸 느끼는 경우에 대해선 '업무 분담 때 성별을 따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27.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장 내 여직원 숫자가 많아진다(26.9%) △임원 등 주요 보직에 오르는 여성이 많다(20.3%) △승진 때 차별이 없다(11.6%) 순이었다.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다'는 의견도 10.3%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TV드라마 선덕여왕에 나오는 '미실'이나 '덕만공주'처럼 남녀 통틀어 뛰어난 능력을 나타내는 존재가 직장 내에 있을까. 32.0%는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여성(41.0%)이 남성(25.6%)보다 훨씬 많이 '미실' 같은 존재를 인정했다. '지금은 미실 같은 존재가 없지만 조만간 나올 것 같다'는 응답도 30.6%에 달했다.

'직장 내 남녀차별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남성 우위로 존재한다'는 응답이 51.3%로 절반은 넘었다. 여성들이 약진하고 있지만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