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단수(Year) 표기…원어민들 "문법상 오류"

"한국의 1년은 외국과 달리 730일이 넘고 계절도 8개는 되나 보죠?"
정부가 '한국방문의 해' 사업에 따라 선보인 영문 로고 '2010-2012 Visit Korea Year'를 두고 한 원어민 누리꾼이 쓴 내용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기간을 '1년(Year)'으로 표기해 단ㆍ복수를 중시하는 영문법상 틀린 말이란 얘기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어 관광홍보 로고가 이처럼 실제 고객층인 원어민들한테 '엉터리'로 지적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26일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따르면 전남 여수의 한 원어민 영어 강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브라이언 인 전라남도()'엔 로고를 비판하는 영어 원어민들의 댓글이 20여개 달렸다.

한 누리꾼(ID: Peter)은 "(원어민이 아닌) 평균 실력을 갖춘 한국 고등학생도 이런 오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 대행사 측이 일부러 잘못된 영어를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ID: Ryan G)은 "한국 정부가 영어교육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지만, 국가적으로 내세우는 영어 홍보 문구도 제대로 못 쓴다는 사실이 우습고도 슬프다"며 국내의 부실한 '영어 맹신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출신 국내 블로거인 스테포드 럼스든씨도 블로그(stafford.squarespace.com)에서 "담당 기관인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오류를 지적했다"며 "위원회 웹사이트(www.visitkorea.com)에 실린 '그린 앤 휴먼(Green and Human)' 등의 말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 관계자는 "로고의 'Year'는 단일한 캠페인이란 취지에 따라 그렇게 적은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 내부의 어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문의 해 로고는 1994년과 2001∼2002년 사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세계 디자인 수도 선정(2010년)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2011년), 여수엑스포(2012년) 등의 대형 행사를 아울러 홍보하고자 3년을 홍보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11년을 산 동국대 외국어교육센터 루스 리들(51.여.영국) 강사는 "여대를 'Woman's University'로 적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실수로 보인다"며 "한국적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원어민 개인 입장에선 아무래도 어색하게 들리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