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전라북도 군산시 비응항에서 헬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자 바다 한가운데에 한줄기 실선이 보였다. 부안 변산반도와 군산을 있는 새만금방조제다. 길이 33㎞의 세계 최장(最長) 방조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하늘에서 내려다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방조제 위에는 검은 아스팔트 포장을 마친 왕복 4차선 도로가 선명하다. 헬기가 육지 쪽으로 방향을 틀자 방조제에 둘러싸인 거대한 담수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이 빠지면서 군데군데 황토색 땅들이 조금씩 보인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이 담수호는 향후 산업 · 국제업무 · 농업단지로 개발될 예정인 새만금 내부 간척부지다. 김학원 한국농어촌공사 환경관리실장은 "20년 만에 새만금이란 대역사(大役事)의 1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다"며 "내년 초 방조제가 개통되면 2단계로 내부 부지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방조제 현장르포] '20년 大役事'…年500만 찾는 관광명소 된다
새만금방조제는 변산반도와 군장산업단지 사이 33㎞의 바다를 흙으로 메우는 '단군 이래 최대 역사(役事)'다. 1991년 공사를 시작해 2006년 4월 물막이 공사를 끝냈다. 총 공사비는 3조원.바다를 막기 위해 쏟아부은 흙만 15t짜리 덤프트럭 1000만대 분량인 1억㎥에 달한다.

올해 12월이면 방조제의 기본 공사는 마무리돼 내년 1월 부분 개통될 예정이다. 공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새만금방조제를 단순히 바닷물 유입을 막는 구조물이 아닌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1조2500억원을 들여 방조제 주변 420㏊에 랜드마크타워와 호텔 · 마리나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신시도~야미도 구간),관광객 쉼터(비응항 일대),워터파크(가력도 일대) 등을 짓기로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자동차로 달리기만 하는 방조제가 아니라 보고 즐기고 느끼는 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 완전 개통하면 매년 400만~5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사업의 1단계인 방조제 개통과 함께 2단계 내부 간척지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 하류에 있는 새만금간척지 넓이는 총 4만100㏊.정부는 이 가운데 2만8300㏊를 2020년까지 산업 및 농업단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외국기업이 입주하는 FDI(외국인 직접투자)단지와 관광레저시설,국제업무단지 등으로 구성된 복합도시가 조성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인공습지와 농업단지도 들어선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내년이면 상당수 개발부지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시작 19년 만에 방조제 완공을 앞두는 등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한편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농업단지로 조성하려던 개발계획을 올 초 외자유치를 통한 산업단지 조성으로 바꾸면서 인천 송도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많다"고 지적했다.

새만금(전북)=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