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2심서 농촌 노총각에 승소 판결..1심서는 패소

농촌 노총각이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달아난 몽골 여자를 상대로 혼인무효소송을 제기, 1심서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이겼다.

김모(39)씨는 작년 5월 결혼 중매인 소개로 몽골을 방문해 25세의 몽골 여자를 만나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혼자 귀국한 김씨는 혼인신고를 마쳤는데 그해 9월 말 입국한 몽골 여자는 공항에서 도망가려다가 김씨에게 붙잡혀 김씨 고향으로 갔다.

그러나 여자는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한국에 있는 다른 몽골 남자와 수시로 통화를 하다가 보름만에 김씨의 돈과 패물을 훔쳐 도망갔다.

이에 김씨는 혼인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재판부는 "몽골 여자가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청구를 기각하고 김씨의 예비적 청구인 이혼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구지법 가사항소4부(김형한 부장판사)는 김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혼인은 무효라고 판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몽골 여자가 입국하자마자 도망가려 한 점, 동거기간에 부부관계를 거부한 점, 가출해 소재를 알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판단하면 혼인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