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영은 인재를 발굴해 키워냄으로써 나라를 살찌우는 사업이죠.앤디 워홀을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마크 퀸 등의 작품이 국제 미술시장에서 수십억원대에 팔리는 것을 보면 인재 육성이 갖는 중요성이 더욱 실감나더군요. 21세기에는 문화 인재가 경제의 새로운 동력입니다. "

최근 국내 화랑 대표로는 처음 옥관문화훈장을 수상한 김창실 선화랑 대표(사진)는 "문화 경영은 개인의 수익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요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한 김 대표는 지난 30여년 동안 서울 '인사동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400회 이상의 기획전을 열어 유망 화가를 발굴해왔다.

"화랑의 존재는 단순히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화가들의 특성을 파악해 컬렉터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사회와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 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화성에 젊은 작가 육성을 위해 무료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1984년 제정한 '선미술상'을 통해 유망 작가를 발굴해 오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영원씨와 최근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설치작가 서도호씨가 모두 '선미술상' 수상 작가다.

칠순이 넘어서도 매일 인사동 화랑으로 출근하는 그에게 꿈을 물었다. "유망한 작가를 찾아내면서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미하는 것"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미술계 대모'이자 '철의 여인'의 희망치고는 너무 소박하다. 미술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 영원한 현역으로 살고 싶다는 그는 미술 투자자들에게 "그림은 눈으로 듣고 귀로 보며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