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후 첫 자유 환경탓, 심각성 알릴 필요"

서울대 학생 3명 중 1명은 상습적인 과음과 알코올의존증 등 음주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학생심포지엄팀은 올해 7월8-16일 학부ㆍ대학원생 4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주문제를 지닌 학생이 146명으로 전체의 28.3%에 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진행한 알코올의존도검사(AUDIT)에서 응답자의 2.8%(14명)는 알코올의존증, 4.8%(24명)는 문제음주자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또 응답자의 21.7%(108명)는 상습적으로 과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학원생은 11명에 불과해 서울대생의 음주문제는 학부생 사이에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학부생 중 지난 1년간 술을 마신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20명으로 전체의 4%에 불과했으며, 알코올의존증은 13명, 문제음주자 23명, 상습과음자는 99명 등이었다.

술을 마시는 이유로는 65%(287명)가 자신의 의지로 마신다고 답했고 타인의 권유 때문이란 응답은 25%(113명)였다.

학생들은 음주의 부작용으로는 대체로 소화기장애와 졸음 두통, 이미지 훼손, 생활패턴 악화, 우울증, 불면증, 주변사람과의 관계 악화, 피로감 등을 호소했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의 성인 음주권장량에 맞춰 스스로의 음주량을 조절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1%(228명)가 '없다'고 답했다.

권장량에 맞춰 음주량을 조절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9%(130명)였다.

연구팀은 "서울대생의 음주실태는 위험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음주에 대한 문제의식과 건강문제에 둔감한 서울대생에게 심각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교수인 식품영양학과 권훈정 교수는 "대학생의 과음은 고교 졸업후 처음 맞는 자유라는 특수한 환경의 영향이 크다.

특히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분위기나 권유에 못이겨 마시는 경우가 많은 점은 반드시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