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입시부터 전국 대학중 유일하게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백성기)이 1차 전형결과, 성적보다는 ‘잠재력’이 학생들의 당락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포스텍에 따르면 지난 17일 모집정원 300명의 3배수가 조금 넘는 913명의 1차 합격자를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전체의 11%에 달하는 101명이 ‘잠재력’ 요소에 의해 당락이 바뀌었다.

학생부 등 서류 평가 결과가 2차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포스텍 입시 특성상, 이번 1차 평가 결과는 그 동안 학부모와 수험생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서류평가의 가이드라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학생들의 ‘성적 상승세’ 기록 여부가 입학사정관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꾸준한 성적 상승을 기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성적에서 하향추세를 보인 경우에는 다소 불리한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1학년 1학기에 62%로 하위권의 성적을 보였다가 이후 17%까지 성적을 끌어올린 과학고 출신 학생의 경우, 예년의 서류평가 방식에서는 불합격 처리됐으나 이번 입학사정관제에선 잠재력이 있는 지원자로 평가돼 1차 평가를 무난히 통과했다.

또 과학봉사단을 이끌며 무려 473시간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봉사왕’도 1차 합격자가 됐다. 이밖에도 담임교사가 지원학생의 장점과 단점, 잠재력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본후 작성한 추천서를 제출해 합격한 지원자도 있으며,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해낸 지원자들도 1차 평가에 합격했다.

김무환 입학처장은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성취도를 높인 지원자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지원자,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운 지원자들이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김처장은 “천편일률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 수업 외에 학생들을 위한 특색있는 교육을 실시해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는 데 앞장서는 고등학교들은 더욱 유리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학사정관제로 포스텍은 지원자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출신고교도 다양해졌다는데 크게 주목하고 있다.

포스텍은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2차 평가에 해당하는 구술면접평가를 진행한다. 구술면접은 △잠재력평가 면접 △수학 과학 심층면접 등으로 실시된다.

2차 평가에서는 구술면접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자를 서열 없이 평가해 300명을 선발, 11월 6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