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의원 "편법으로 '성과급 잔치'한 셈"
공단 "인상률 절반 반납"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마이너스 기금운용수익률을 기록했는데도 기금운용본부의 임직원 기본급을 15%나 올려 사실상 성과급 잔치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단은 그러나 인상률 절반을 반납키로 결정한데다 운용직의 경우 인재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20일 국민연금공단이 이정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단 기금운용본부의 기본급 인상률은 15.0%로 2006년 3.0%, 2007년 3.5%, 지난해 3.0%의 약 5배 수준이었다.

또 올해 기본급 증가액은 19억3천800만원으로 지난해 기본급 증가액 3억원과 성과급 14억2천400만원을 합친 액수(총 17억2천400만원)보다 많은 수치이다.

이 의원은 공단이 올해 평년보다 높게 기본급 인상률을 책정한 데 대해 기금운영실적 저조로 규정상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을 기본급 인상이라는 편법으로 벌충했다고 지적했다.

규정상 기금운용본부는 과거 3년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이 같은 기간 평균 국고채 수익률을 상회해야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로 기금운용수익률이 -0.18%를 기록하면서 과거 3년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이 4.20%로 떨어져 같은 기간 국고채 수익률 5.11%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열린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 전문위원회에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 의원은 특히 매년 1월께 정해지던 기본급 인상률이 올해 4월 뒤늦게 결정된 점도 정부가 연초에 제시하는 '임금 가이드 라인'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경제위기로 전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연기금 직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 운영기획부 정석규 부장은 "올해 9월 운용직의 기본급 인상률을 15%로 결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달 초 청년실업 해소에 동참하기 위해 운용직 인상률 7.5%를 반납키로 확정해 최종적으로는 7.5%만 인상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또 "일반 금융기관의 경우 운용직 기본급 인상률이 지난 3년간 평균 6.7%였는데 공단은 3.2%에 머물렀다"며 "우수인재 확보가 절실한 운용직의 경우 금융기관가 임금격차가 나면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